지구촌 이야기
2013년
몽골 홉스골 호수 근처에 다르하드족이라는 유목민이 산다.
그곳의 겨울은 10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봄이 시작되는 4월까지 이어진다. 혹한이 일 년의 절반이나 계속되는 길고긴 겨울이다. 본격적인 한파는 12월22일쯤 시작된다.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38°에서 40°이고 영하50°가 넘는 날도 허다하다. 집밖은 쌓인 눈이 꽁꽁 얼어붙어 그야말로 거대한 천연 냉동고다. 톱을 들고 밖으로 나가 네모지게 얼음을 잘라 와서는, 그 얼음 녹인 물을 먹고 마시는 데 사용한다.
이 마을 아이들은 유치원부터 초·중·고가 함께 있는 렝칭룸브 마을의 학교에 다닌다. 겨울철 난방 기구라야 나무 장작 난로가 전부이다. 학교 관리인 아저씨는 장작을 쪼개 두는 것이 주요 일과이다. 등하교 길도 보통이 아니다. 아주 작은 아이들은 썰매 같은 것에 태워 부모가 밀고 학교를 오간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든 어디를 가든 옷을 껴입는 게 큰일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중무장을 하지 않으면 집밖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 도착하면 입고 있던 겉옷들을 하나하나 다 벗은 후 교복으로 갈아입는다. 수업이 끝나 집으로 돌아갈 때는 교복을 벗고, 학교 올 때 입었던 옷들을 다시 주섬주섬 껴입는다. 아이들의 얼굴은 동상에 걸려 뺨이 늘 사과처럼 빨갛다. 그래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모두 함박웃음을 띠고 있다. 환경적 악조건 속에서도 순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경제성장이 가속화되어 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신흥부자들이 탄생했다. 수백만 명의 억만장자들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4퍼센트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보유한 자산의 비중은 국가 전체의 70퍼센트에 육박한다.
그러다 보니 문제는 극심한 빈부 격차다. 덩샤오핑은 사회 양극화는 특권계층을 형성하고 나아가 혁명을 야기한다며 부의 편중 현상을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중국 서민 사이에서는 다함께 가난하고 못살던 마오쩌둥 시절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상대적 빈곤에서 오는 박탈감으로 인해 서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진 것이나 아닌지 우려된다.
다꽁(打工)은 공사 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를 말한다. 그들은 위험하고도 힘든 일을 마다않고 매우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생활하면서도, 고향에 집을 지어 가족과 함께 살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텨 나가고 있다. 빵빵쥔 역시 일용직 근로자다. 120kg의 무거운 짐을 지고 5층 건물을 한 번 오르는데 600원 정도를 받는다. 하루 벌이는 고작 5,6천 원에 불과하다. 그래도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기고 농사를 포기한 채 북경 같은 대도시로 몰려들고 있다.
베두인족은 중동지역에 널리 분포하는데, 중동지역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소유한 동물의 종류에 따라 베두인족의 세력을 구별한다. 예를 들어 사하라·시리아·아라비아 사막에 거주하는 낙타 유목민이 가장 세력이 큰 집단이다. 두 번째로 요르단·시리아·이라크의 농경지역 주변에 사는 양·염소 유목민이다. 세 번째로 남아라비아와 수단에 사는 소 유목민이다.
요르단의 베두인족은 염소를 기르며 염소의 털을 꼬아서 만든 텐트에서 생활한다. 텐트 크기는 부유함을 상징하는데, 7-8인용의 텐트를 가지고 있으면 잘 사는 축에 속한다. 텐트 내부는 낙타털로 짠 휘장으로 공간을 구분한다. 특히 아내가 사용하는 공간은 남편이라도 함부로 들여다 볼 수 없다.
그들은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손님을 신의 축복이라 여기며, 극진하게 대접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다. 황량한 사막을 찾는 사람이 매우 귀하기 때문에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다. 정성껏 볶은 커피콩으로 커피를 만들어 손님이 찻잔을 흔들 때까지 계속 따라 준다. 그리고 밥을 지어 넓은 쟁반에 펼쳐 놓은 뒤 그 위에 인도의 란과 같은 얇고 넓은 빵을 덮고 그 위에 요구르트를 넣고 삶은 염소 고기를 담아 대접한다. 매우 귀한 손님일 때는 쟁반 가운데 염소 머리를 담고 염소 혀가 보이도록 염소 입을 벌린다.
갑작스런 모래바람이 불어 텐트가 다 무너지고 가재도구가 바람에 다 날려가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그것 또한 신의 뜻이라 여긴다. 사이가 좋건 나쁘건 개의치 않고 이웃이 곤경에 처하게 되면 마땅히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대부분은 사막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목축을 하며 살아가는 삶에 만족한다. 일부다처제 같은 베두인족 고유의 가부장적 전통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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