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관한 글118 의료 분쟁이 조속히 종식되기를 의료 분쟁이 조속히 종식되기를 ‘생명이 위급한 응급 환자 외에 일반 진료는 제한되거나 장시간 지연될 수 있습니다’ 자구(字句)는 달라도 내용은 동일한 각 병원 응급실 진료 안내문의 예시다. 비상의료체계에 아무 문제없다는 정부의 해명이 무색하게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현실화되었다. 지난 추석 연휴, 92차례 전화로 이송 병원을 수소문하던 30대 여성 환자가 끝내 심정지로 사망했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의료 선진국에서 대체 무슨 일인가. 의대 신입생 증원에서 촉발된 의·정(醫政) 갈등이 결국 의료 파행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간 의료계는 집단 휴진, 집단 사직서 제출 등 단체 행동을 불사한 바 있다. 정부는 집단 이탈을 감행한 전공의들에게 현장 복귀를 독려했지만 이탈 행렬이 멈추지 않자 강공 모드를.. 2024. 12. 9.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은 저마다 다르다. 삶의 일부 또는 삶의 종결이라 보는 게 일반적이지만 종교적 관점에서는 새 삶으로 이어지는 통로이기도 하다. 죽음의 종류에도 자연사를 비롯해 여러 형태가 있다. 그 가운데 당사자나 유가족으로서 가장 애통하고 황망한 죽음은 무방비 상태에서 불시에 맞닥뜨리는 사고사가 아닐까 한다. 2014년 4월 16일 8시 50분경, 수학여행길에 오른 단원고교 학생과 교사·일반인이 탑승한 제주행 연안 여객선이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학생 250명과 교사 12명, 일반인 33명, 서비스직 승무원 9명 등 사망·실종을 합쳐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 대참사의 서막이었다. 당시 선장은 배와 승객을 내팽개치고 도주함으로써 참사의 실체를 상징적으로 보.. 2024. 11. 7. 화성 출신과 금성 출신 화성 출신과 금성 출신 심쿵은 심장이 쿵할 만큼 놀람을 뜻하는 신조어지. 기뻐서 심쿵, 슬퍼서 심쿵, 울화통에 심쿵, 그리움에 심쿵, 심쿵 유발 요소야 다양하지. 남자와 여자가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도 다 서로 심쿵해서지. 근데 연애 시절이 끝나고 ‘결혼 대첩’ 실전에 돌입한 초장부터 느낌이 왠지 싸하지. 그도 그럴 것이 화성 출신 남자와 금성 출신 여자가 지구에서 랑데부했으니 남녀 간 높은 벽을 통감할 법하지. 자신들의 유일한 공통점을 ‘숨쉬기’라 고백한 부부가 있을 정도지. 어쩌면 남자와 여자는 사고나 행동 체계가 완전 다른 별개의 종족인지도 모르지. 암튼 그렇게도 사랑했는데 그렇게나 심쿵했는데 달달한 신혼은 ‘석 달 천하’로 끝나고, 시베리아 한랭전선이 흐르네. 이후로 남편들은 아내와 담소를.. 2024. 10. 26. 이전 1 2 3 4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