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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108

마지막 편지 마지막 편지 2016년 4월 13일 네가 보충대에 입대하는 날부터 블로그에 편지를 올리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구나. 한 번이라도 엄마 블로그에 들어와 너에게 쓴 편지들을 읽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직 읽어 보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읽어 보겠지. 여하튼 군문에 있는 네게 쓰는 편지는 오늘로써 마감하려 한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군에서의 극한 체험을 견뎌낸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네 앞의 난관을 하나하나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리라 믿는다. 엄마가 늘 네게 당부하는 말이다마는, 부디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어지지 않도록 건강할 때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억만금이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니 제발 엄마 이야기를 귓등으로 흘려듣지 말았으면 좋겠다. 주님께서 너를 이 땅에 보내신 섭.. 2016. 4. 13.
문득 문득 2016년 4월 12일 문득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그새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었지.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더위와 추위와 싸우며 고생할 네 생각에 두 다리를 뻗고 잠을 잘 수 없었지. 꽃 피고 낙엽 지고 찬바람 불 때면 네가 보고파서 남 몰래 눈물 흘렸지. 어느새 시간은 흐르고 흘러 대한민국 남성의 의무를 무사히 마치고 군인에서 다시 일반인이 되는구나. 그동안 참 애썼다. 어서 돌아오너라. 2016. 4. 12.
군인의 엄마 군인의 엄마 2016년 4월 9일 오랜만에 네게 편지를 쓰는구나. 그새 집 마당에는 매화꽃, 벚꽃, 앵두꽃, 진달래꽃이 피었다 지고 지금은 붉디붉은 영산홍 꽃이 한창이다. 봄꽃들이 이렇게 앞을 다투어 피었다 졌다 하는 사이 네 전역일이 낼모레로 다가왔구나. 지내 놓고 보니 시간이 빠르게 느껴진다. 네가 군인이 된 덕분에 엄마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군인의 엄마가 되는 경험을 했다. 곧 그 이름은 반납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는 없는 경험을 하게 해 주어 고맙다. 신문에 올린 몇 편의 글과 두 차례의 방송을 통해 군인의 사명과 애환을 전할 수 있었던 것도 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글에 공감해 줘서 엄마에게는 작은 보람이었다. 네가 전.. 2016.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