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천심
2016년 12월 11일
결국 헌정 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가결되었다.
분노한 민심이 광장의 촛불로 승화되었다고 이야기해도 좋을 것이다. 국회를 움직인 것은 다름 아닌 민심이자 천심이었다. 국회도 이번에는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만시지탄이나마 이제라도 국정농단 사건이 세상 밖으로 드러난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졸고 ‘최순실 쇼크에 관한 단견’을 발표할 때만 해도, 제기되는 의혹들이 거짓말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여하튼 글을 쓰는 입장에서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사실에 의거해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 결과 거친 표현을 자제하고 비교적 완곡한 표현으로 글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연이어 불거지는 추문을 들으면서, 내 글이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반영한다고 말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눈덩이가 점점 커다란 눈사람이 되어 가듯, 설마 했던 의혹들이 하나하나 사실로 드러나는 상황을 지켜보는 우리의 마음이 그만큼 참담했음이다.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온갖 희귀한 방법으로 육신의 젊음과 미를 추구하던 그대, 정녕 행복하더냐고 묻고 싶다. 너무도 무능하고 너무도 어리석고 너무도 격이 낮은, 그리하여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왠지 마음이 불편해지는 국민들의 눈에는 그대들이 너무도 딱하고 가련하건만. 이제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그나마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조속히 거취를 정할 일이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