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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

by 책벌레아마따 2015. 11. 6.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

                                                         2015년 11월 6일

 

어렸을 때 몸에 붙은 습관이나 오감을 통해 축적된 경험들은 평생 뇌리에 각인이 되는 듯하구나.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도 있듯이. 음식도 어렸을 때 먹어 보던 것들이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맛있게 느껴진다. 그래서 사람들이 예전에 엄마가 해 준 그 맛을 나이가 들어도 잊지 못하는 걸 거야.

 

 엄마의 경우에는 어려서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버릇이 붙어 이것이 평생의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오전 6시가 지나도록 잠자리에 머무는 것은 엄마로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거나 글을 쓰지 않으면 뭔가 매우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렇다. 또 한 가지는 어려서부터 늘 턴테이블에 LP판을 걸어 놓고 음악을 들어서인지 지금까지도 음악이 너무 좋다. 음악이 없는 인생은 상상하기조차 싫으니까. 그러니까 결론은 독서에 방해가 되지 않을 만한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너와 함께 책을 읽다가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을 수 있다면 엄마에게는 아마 최상의 죽음이 될 거다.

 

 사람은 저마다 무엇 하나라도 사무치게 좋아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 외롭고 슬플 때 힘이 될 수 있는 그 무엇이 인생을 살면서 정말 필요하다. 엄마는 다행스럽게도 그런 것이 몇 가지 있기에 고독을 잘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그 덕분에 서울에 살건 시골에 살건 혼자 있건 여럿이 있건 아프건 건강하건 외부 조건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구축해 나올 수 있었다고 믿는다. 너에게도 엄마가 가진 습관들을 권유해 본다. 다만 하루 이틀에 이루어지는 일이 결코 아니기 때문에, 102030년 앞을 내다보면서 몸으로 완전히 체화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할 거라 생각한다.

 

 

 요즘에는 가을 분위기에 맞는 샹송을 주로 듣고 있어. 샹송의 음률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젖어드는 듯한 이 느낌을 말로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전방의 겨울은 성큼 다가오고 있고 힘든 병영생활을 하는 네 생각에, 음악이라도 듣지 않으면 엄마 마음이 더욱 허전하여.

 

 코가 막힌 채 부대에 복귀하여 마음이 좋지 않구나. 어쩌다 비염으로 그리 고생하는지. 몸을 가능한 따뜻하게 하면 좋겠다. 찬 음식 먹지 말고. 잔소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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