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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짧은 만남, 긴 이별

by 책벌레아마따 2015. 11. 2.

                                  짧은 만남, 긴 이별 

                                                                            2015112

 

 시간은 어떻게 이리도 정직하고 공정한지 모르겠다. 시간은 결코 게으름 피우는 일이 없으니, 싫건 좋건 누구에게나 그날 그 순간은 기어이 오게 되어 있다. 눈 깜빡할 사이에 정해진 휴가가 다 끝났구나. 어제 휴가 나온 것 같은데.

 

 며칠 새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한낮에도 덥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아침과 저녁에는 오리털 파카를 입어도 괜찮겠다 싶으니 말이다.

 

 오늘 부대로 돌아가면 이내 겨울을 맞이하게 되는 거 아니니. 전방은 겨울이 빨리 찾아오잖아. 겨우내 눈을 치우느라 고생이 더하겠구나. 내리는 눈을 감상하는 것은 낭만적이지만, 눈을 치우는 것은 그리 신나는 일이 아니라서.

 

 오늘 네 친구 재헌이가 논산 훈련소에 입소한다니, 이미 군에 입대하여 부대로 복귀하는 네가 많이 부러울 게다. 친구 부모님은 또 우리와 같은 마음고생을 겪으시게 될 테고. 그래도 이번에 너와 친구들이 재헌이 집에 모여 군에 입대하는 친구의 송별회를 해 준 것은 잘한 일이다. 현역 군인 친구들이 해 주는 한 마디 한 마디가 큰 위안이 되지 않았겠어.

 

 친구가 새로운 군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라며, 너도 남은 군 복무 기간을 충실히 무사히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모든 장병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추운 겨울을 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먼 길을 달려 무사히 부대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다음 휴가 때까지 무조건 건강하게 잘 지내야 한다. 이것은 엄마의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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