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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 관한 글

고난 너머의 행복

by 책벌레아마따 2014. 4. 5.

고난 너머의 행복

 

사람은 누구나 장밋빛 인생을 꿈꾼다.

 

인생살이 최대 화두가 행복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오죽하면 정부가 추진하는 임대주택사업마저 행복을 갈망하는 국민의 뜻이 투영된, 이름 하여 행복주택이다.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청거리면서도 더 나은 교육환경을 탐색하는 것이나, 고소득 직장에 연연하는 것 모두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구에 기인한다.

 

문제는 인간의 욕망과 현실 사이의 괴리이다. 따라서 한 번 두 번 좌절을 경험하는 사이 점점 패배의식에 젖어들고, 마침내 자신을 행복하지 못한 존재로 스스로 규정짓고 만다. 1의 화살은 맞더라도 제2의 화살은 피해야 하건만, 힘겨운 상황을 확대재생산하면서 안타깝게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행복happy’의 어원은 아이슬란드어 happ’으로, ‘또는 기회의 의미를 갖는다. 기회란 것이 우리가 원한다고 제 발로 굴러들어올 리 만무하지 않은가. 행복은 탐할수록 저 멀리 달아날 뿐이다. 그렇기에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함은 물론 그것마저도 덜어내고픈 이들에게 주어지는 깜짝 선물이 바로 행복이다. 인도 벵골의 성자 라마크리슈나는 말한다. ‘당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집과 돈과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당신이 이미 행복하다면 그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누구라도 한 가지 복은 가지고 태어난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나만의 장점을 찾아내어 자긍심과 자부심을 높이는 것이,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묘수라 아닐까 생각한다.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넘치게 마련이다. 자신보다 나은 조건을 가진 사람만을 바라본다면 세상은 상처받을 일투성이가 될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 귀한 보물들 예를 들면, 선함·따뜻함·성실함·유쾌함·정직·친절 등 자기만의 고유한 심성과 소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보자. 현재보다는 한층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없는 능력을 굳이 개발하려고 애쓰다 보니 삶이 늘 버거울 수밖에 없다.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을 얼마만큼 소유하는가에 있지 않다. 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가난이란 없다.

 

좋은 일만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면 좋겠지만, 현실은 시시각각 빛과 어둠이 교차한다. 그것은 어쩌면 평탄한 삶만이 주님의 뜻은 아니라는 방증이리라. 낙엽이 푸른 잎으로 되돌아가려고 애쓰지 않는 것처럼 봄이 되면 절로 풀이 푸르러지는 것처럼, 우리 또한 기쁨도 슬픔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의 정신과 영혼은 아픈 시간 속에서 여물어짐을 누구라도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그러니 창 밖에 비바람이 몰아치더라도 소박한 삶의 노래를 읊조리며 어떻게든 오늘 하루를 참아 낼 일이다.

 

201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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