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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혹한기 훈련 성공적으로 마치기를!

by 책벌레아마따 2015. 2. 4.

                            혹한기 훈련 성공적으로 마치기를! 

                                                                       2015년 2월 4일

 

 오늘은  立春이야. 어느새 우리 곁으로 다가온 봄을 위해 겨울이 자리를 내어 줄  때가 된 것 같다.

 

 지난번 네가 전화했을 때 아마 오늘쯤부터 혹한기 훈련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니?

 

 군과 관계되는 일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군사기밀이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네가 먼저 입을 떼기 전에는 엄마는 아예 질문할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마음먹고 있다.

 

 네가 군에 입대하기 직전, 병영 내의 가혹행위 같은 문제들이 불거져 한참 나라 안이 시끄러웠을 때 말이다. 사병들에게 휴대전화를 지급해 엄마에게 알려야 한다는 모 국회의원의 제안에 네가 피식 웃던 게 생각나는구나.

 

 네 웃음의 의미를 잘 알고 네 뜻에 동조하기에 나 역시 같은 의미로 웃었다만. “군대에 놀러 가요?” 그 한 마디로 네 생각을 표현했었지. 네가 철저한 만큼 엄마도 너의 철저함과 신중함을 지켜 주고 싶구나. 그것이 엄마와 자식의 관계를 넘어 민간인과 군인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

 

 TV에서나 보던 그 혹독한 훈련을 네가 받게 된다니 사실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이달 초 군단 전체가 혹한기 훈련에 들어간다는 간단한 신문기사가 올라와 있구나.

 

 여하튼 혼자가 아니라 함께여서 더욱 잘 해내리라 믿는다. 너를 비롯한 전 장병들이 무사히 혹한기 훈련을 완수하여, 힘든 병영 생활의 한 고비를 잘 넘길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

 

 그런데 말이다. 훈련은 네가 받는데 왜 엄마가 잠도 오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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