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2015년 7월 5일
사실 네가 휴가를 나오기 전까지는 메르스의 영향으로 어떻게 될지 염려스러웠는데, 예정대로 휴가가 허락되어 네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얼굴이 많이 야위었더구나. 지난번 훈련이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었어.
휴가라고 며칠 나와 봐야 오고가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니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구나. 네가 도로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만 같아, 이럴 때는 이리로 이사 온 것이 후회된다.
며칠 집안이 꽉 찬 듯했는데 다시 텅텅 비었다. 너를 떠나보내고 나니 온몸에서 힘이 쫙 빠지는구나. 너는 떠나고 또 다시 네 방은 주인 없는 빈 방이 되었어. 집에 돌아와 왠지 네 방을 들여다보고 싶지 않았다. 만나고 헤어지는 이런 것들이 우리 인생이려니 하면서도, 마음이 몹시 허전하구나.
아무튼 부대 코앞에서 전화를 했으니, 무사히 부대에 복귀했을 줄로 안다. 부디 다음 휴가 때까지 몸 건강하기만을 바란다.
네가 부대로 돌아간 날 밤, 광주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막식 중계를 시청했어. 스포츠를 통한 전 세계 젊은이들의 축제가 무사히 끝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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