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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복분자 수확

by 책벌레아마따 2015. 6. 23.

                                         복분자 수확 

                                                   2015623

 

 

  작년에 복분자 묘목을 몇 포기 얻어 심었는데, 올해 열매가 제법 달렸다. 그런데 가시가 워낙 많다 보니 열매를 따기가 쉽지 않구나. 넝쿨을 헤치고 손을 이리저리 뻗어 가며 열매를 따다 보면 손이 가시에 찔려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팔뚝에도 여기저기 가시에 긁힌 상처가 생겼어. 일일이 손으로 따는 작업이라, 팔은 물론 허리도 많이 아프다.

 

  복분자는 장미과에 속하는 관목이다. 장미가 가시가 많은 것처럼 복분자도 가시가 많구나. ‘아기 볼래, 복분자 열매 딸래?’라고 물어 본다면, 아기 본다고 말할래. 이런 생각까지 들었어. ‘복분자에 가시가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말이다. 어라.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인간중심적인 생각이지? 사람 좋으라고 복분자 가시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인데 말이다.

 

  세상에는 장점만 가진 존재란 없다. 장점과 단점이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하게 마련이야. 그러기에 잘 한다고 자만할 것도 없고, 못 한다고 실망할 것도 없다.

 

  그제 너의 전화를 받고 엄마는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이번 주말이면 네 얼굴을 보겠구나.

메르스가 조금 수그러든 상태에서 휴가를 나온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힘든 2주간의 훈련을 잘 마쳐서 정말 다행이네. 정말 너는 군대 체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잘 해낼 거라 생각은 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훨씬 더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육사 보낼 것을 그랬구먼.

 

  아무튼 이번 휴가 나오면 엄마가 연어 초밥이랑 장어구이랑 닭튀김이랑 맛있는 음식 많이 만들어 줄게. , 알았어. 라면도 하나 정도는 끓여 줄게. 면 삶은 국물 안 버리고 제 국물에 스프 넣고 끓여 준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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