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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아들, 고맙고 사랑한다.

by 책벌레아마따 2015. 8. 30.

                                     아들, 고맙고 사랑한다.

 

                                                   2015830

 

 오늘 오후 네 전화를 받고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너와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엄마의 간절한 기도를 주님께서 들어 주셨다고 믿고 있다. 만약 남북 간에 또 다른 무력 충돌이 발생하여 전시 상황으로 발전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으로도 아찔하구나. 짧은 기간이나마 전시 체제에서 지내느라 고생이 얼마나 많았겠니. 잠도 자지 못하고 극도의 긴장 속에서 생활했겠지. 말을 안 해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일촉즉발이란 말을 실감했겠구나. 대한민국은 종전국가가 아닌 휴전국가임을 절절이 느끼는 계기가 되었을 거야.

 

 그나저나 내일부터 장기간 훈련이 시작된다니 걱정이다. 기간도 원래보다 더 길어졌다고 하니 말이다. 밤에는 기온도 많이 떨어지지 않겠니. 전시 태세를 계속 유지했더라면 훈련이 취소되었을 텐데, 비상사태가 해제되어 예정대로 훈련을 시작한다니 그래도 좋은 일이 아니겠니. 훈련이란 실전을 대비해서 하는 것이지만, 훈련만 하고 실제 상황으로 연결되는 일은 영원히 없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어떻게 네가 군 복무를 하는 동안 이리도 사건 사고가 많은지 모르겠다. 작년에는 군대 내부의 문제로 온 나라 안이 용광로처럼 들끓더니, 급기야 남북 간 교전까지 벌어지니 너를 군대 보내고 엄마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후방의 엄마가 이럴진대 너희들은 어떨까. 정말 장병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잡아 주며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구나.

 

 오늘 밤 푹 자고 거뜬한 몸으로 내일부터 훈련에 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부상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Good sleep!

 

 주님, 사랑하는 아들 빈첸시오와 부대원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젊은 장병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드리옵나이다. 그 누구도 어디 한 군데 부상당하는 일 없이 무사히 군 복무를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켜 주소서.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