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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안부 편지

by 책벌레아마따 2015. 9. 5.

                                            

                             안부 편지

                                                     2015년 9월 5일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니?

 

 어디 다친 곳은 없니? 컨디션은 괜찮아? 그리고 거기도 비가 오지? 네가 있는 지방의 날씨 검색을 자주 해 보는데, 오늘 그곳도 비가 오는 것으로 되어 있더구나. 훈련이 시작된 뒤로 비를 맞으며 잠자리에 들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밤에 기온이 떨어져 비염이 도지지나 않았는지 걱정이다. 엄마가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건만 그저 마음이 무겁구나.

 

 여기는 요즘 비가 잦다. 긴 시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새벽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도 해. 마치 장맛비처럼 말이다. 오늘도 오후부터 계속 비가 내리고 있는데 빗줄기가 제법이야.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가을로 성큼 다가서겠지.

 

 어제가 태권도의 날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너와 도장의 수련생들, 사범, 학부모들 함께 국기원에 가서 승단시험을 보던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너를 도장에 보내 체력 단련을 하도록 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6년 동안 택견, 태권도, 검도, 유도 수련을 한 것이, 군 생활에 필요한 기초 체력을 다지는 기회가 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 동료들이 말뚝 박으라고 했다면서. 그런 말이 거저 나오게 된 게 아니라는 말씀. 다 너의 땀의 대가야. 엄마의 추천도 한몫했던 것이겠지. 어찌 되었건 땀에 흠뻑 젖은 네 도복을 보면 늘 엄마 마음이 흐뭇했다.

 

 운동하러 가기 싫다고 투정 부린 때도 몇 번은 있었어. 하지만 도장에 가지 않더라도 친구들이 모두 학원에 다니느라 함께 놀 친구가 없다 보니, 어차피 심심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체념하고 도장에 가더구나.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네게 고마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들, 고맙고 그리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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