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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해와 달

by 책벌레아마따 2015. 12. 21.

                                      해와 달                                                                     

                                                        20151220

 

 아까 낮에 산책을 나섰다가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니 한쪽에는 해가, 맞은편에는 달이 걸려 있더구나. 해와 달 그러니까 낮과 밤을 비롯한 천지간의 모든 음양의 조화로움이야말로 대자연의 법칙 가운데에서도 으뜸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문득 전래동화 해님과 달님도 생각났어.

 

 일 년 중 음()의 기운이 가장 강하다는 동지가 내일로 다가왔다. 내일이 지나면 해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지겠지. 팥죽을 끓여 먹으려고 팥을 물에 담가 불리고 있어. 세시풍속들이 거의 사라지다 보니 동짓날 팥죽을 먹지 않는 가정도 많을 듯하구나. 예전에는 다들 없이 살아도 그런 것들을 잘 챙겼다. 팥죽이건 오곡밥이건 넉넉히 준비해서 이웃들과 서로 나누곤 했지만 지금은 그런 인정이 메말라 버린 것 같아 아쉽다. 사람 사는 냄새는커녕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세상이 되었으니 얼마나 삭막하니.

 

 예전에는 이사를 가면 으레 팔 시루떡을 집집마다 돌리는 것으로 신고식을 대신하곤 했다. 그런데 언젠가 신문 기사를 읽고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세태를 확인했다. 아파트로 이사 간 어느 주부가 고민 끝에 떡을 돌리기로 마음먹었대. 떡을 들고 같은 동의 집들을 방문했지만 문조차 열어 주지 않은 집이 절반이고, 문을 열고 떡을 받아 준 집 역시 그다지 반가운 기색이 없더래. 그 주부는 괜한 짓을 했다고 후회하면서 다시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는구나. 해와 달이 변함없듯 사람들의 선하고 순수한 마음도 변하지 않으면 좋겠다.

 

 감기 조심해. 동상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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