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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춥고 시린 겨울 이야기

by 책벌레아마따 2016. 1. 25.

춥고 시린 겨울 이야기

                                                              2016년 1월 25일

 

 어젯밤 뉴스를 보니 온통 한파와 폭설에 관한 이야기더구나. 서해 바다가 너른 빙판으로 변해 버렸고 제주는 폭설로 인해 공항이 완전히 마비되었어. GOP가 위치한 지역의 기온을 측정해 보니 체감온도가 영하 40도 이하래. 장병들의 야외훈련을 제한하라는 방침이 내려졌다는구나. 전라도 지방의 농촌 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 같은 시설물이 눈사태에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피해가 큰 모양이다. 쌓인 눈을 치우고 시설물을 보수할 젊은 인력이 농촌에는 없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 그 안에서 자라고 있던 채소 등이 못쓰게 되었다면 머지않아 구정을 앞두고 아무래도 농산물 가격이 대폭 오를 듯한데, 도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 안 좋아지겠지. 이래저래 겨울나기가 쉽지 않구나.

 

  기상대란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미국 동부지역에도 눈 폭탄이 퍼부어 도시 기능이 마비되었고, 중국이나 대만 역시 수십 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대. 제 아무리 슈퍼컴퓨터라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기상 관측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이런 기상이변이 앞으로는 더욱 자주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래를 정확히 알 수도 없고 미래에 닥쳐올 불행을 모두 막을 수도 없다. 하지만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이 있듯, 더 이상의 기상이변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이 기후변화협약(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에서 결정된 사항만이라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믿는다. 인류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은 채 하늘만 원망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어제는 네게서 전화가 오려니 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물론 오죽하면 전화 한 통을 못할까 충분히 이해한다. 거센 한파에 정신이 없을 테지.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 역시 여전할 테고. 게다가 네가 가장 선임이 되었으니 책임감 때문에라도 잠시도 방심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 집 걱정일랑 하지 말고 지금은 네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할 때다. 군 생활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어느덧 1월도 한 주만을 남기고 있다.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이구나. 오늘 아침도 너와 동료들은 영하 20도의 혹한과 함께 시작하겠지. 너희들 걱정에 엄마의 기도가 자꾸만 길어져 간다. 기도로써 힘을 보태마 컨디션 조절 잘 하여 몸도 마음도 건강한 한 주를 보내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