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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아들 목소리에 눈물 나누나.

by 책벌레아마따 2016. 1. 27.

아들 목소리에 눈물 나누나

                                             2016127

 

 

  어젯밤 생각지 않던 네 전화를 받고 마음을 좀 놓았다.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전방의 체감온도는 영하 40도를 밑돈다고 하지 네게서는 아무런 기별도 없지, 마음이 불안했거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여전히 하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전방 지역은 긴장감이 다른 지역보다 더할 텐데 싶어 그런 점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이 되었다.

 

  아무튼 네가 군 복무를 치루는 기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사건 사고가 많은 게 아닌가 싶구나. 그러니 너를 군대 보내고 엄마 또한 마음 편할 날이 별로 없다. 엄마가 조바심을 내거나 불안증이 있어서가 아니라, 잊을 만하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자꾸 터지니 말이다.

 

  후방의 엄마가 이럴진대 전방에서 근무하는 너희들은 어떨까. 하지만 모든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들을 이겨 내고 나라를 지킨다는 일념으로 밤과 낮 구별 없이 땀 흘리는 너희들이 정말 자랑스럽구나. 그리고 눈물 나도록 고맙구나.

 

  만약 내게 다른 삶을 살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주저 없이 남자로 태어날 거야. 남자로 태어나 군대에 가면 좋겠다. 물론 요즘에는 여성 군인들도 많지만 자원해서 가는 것이 아닌, 의무로 입대하기를 원한다. 너를 비롯한 현역 군인들과 지금까지 군대를 거쳐 간 모든 예비역들께 진 마음의 빚을 갚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늘 군인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살아왔지만, 너를 군대에 보내고 나니 그 마음이 뼈에 사무친다.

 

  지금처럼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더욱더 네가 보고 싶구나. 네가 보고 싶어 잠을 못 이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오래오래 네 곁에 머물며 너를 지켜 주는 별이 되었으면, 엄마의 유일한 소원이다. 부모와 자식으로서만이 아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네가 있어 행복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