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군문의 아들에게

28사단 윤 일병의 짧은 생을 애도하며

by 책벌레아마따 2014. 8. 4.

                               28사단 윤 일병의 짧은 생을 애도하며

                                                                   2014년 8월 4일

 

  어제, 일요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고 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호되게 질책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육군 28사단의 윤 일병이 선임병들의 상상을 불허하는 치욕적인 폭행과 고문 끝에 짧은 생을 마감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야. 게다가 47일 발생한 이 사건을 지금까지 은폐하려 했다고 하니 국민들은 이제 분노를 넘어 절망을 느낀다.

 

  22사단 GOP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해군과 육군 병사들의 자살이 꼬리를 물더니 다시 윤 일병 사건까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는구나. 너와 같은 군인 신분으로 아무런 죄도 없이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가여운 영혼들을 생각하니, 간밤에는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 아들을 나라에 바친 대가가 이것이란 말이니.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대한민국 청춘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크기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전달하고 싶어 국군 장병을 위한 글도 여러 차례 쓴 엄마가 아니니. 게다가 지금 너와 네 친구들을 군문에 갓 보낸 입장인 엄마이기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분노가 인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병영문화를 개조해야 한다. 이런 비극은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

 

  강풍과 폭우는 잦아들고 오늘 아침에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어. 태풍 나크리는 소멸되었지만 또 다른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는구나. 샤워를 그렇게 좋아하는 깔끔쟁이가 마음껏 씻지도 못하고 옷도 마음대로 갈아입지 못하고, 어쩌면 너에게는 훈련보다 더 힘든 일일 수 있겠다. 지금 못하는 일들을 어디에 잘 메모해 두었다가 나중에 제대하면 마음껏 하기로 하자. 그때가 언제냐고? 그래도 벌써 군 생활 2개월 차 아니니?

 

  제발 부상당하지 않도록 조심하거라.

 

 

 

 

'군문의 아들에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과 죽음  (0) 2014.08.09
어제는 비, 오늘은 맑음  (0) 2014.08.05
칠월 칠석에 비가 오신다.  (0) 2014.08.02
태풍이 지나간 들에  (0) 2014.07.28
장정소포  (0) 201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