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문의 아들에게 108 생명의 위대함 생명의 위대함 2015년 6월 1일 요즘 시골은 농번기다. 새벽부터 모내기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주말에는 도시에 나간 자녀들이 내려와서 일을 거드는 모습이 제법 눈에 띄더구나. 우리도 고구마 모종 심으랴, 잡초 뽑으랴 바쁘다. 고구마 모종을 며칠에 나누어 심고 있는데, 무리해서 일을 하면 일에 치여 일 하는 게 즐겁지 않기 때문에 하루 작업 시간을 세 시간 정도로 제한하고 있어. 내다팔 것도 아니고 집에서 먹는 것을 키우면서, 무리하다가 병이라도 얻으면 안 되니까 말이야. 수확의 기쁨도 좋지만 땀 흘리며 일하는 과정에서 기쁨을 누리고 싶기에, 일이 지겨운 노동이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그런 원칙 아래 일을 하니까, 비록 힘은 들어도 마음은 즐거워. 그늘 하나 없는 땡볕 아래 일을 하다 보면.. 2015. 6. 1. 밭일 밭일 2015년 5월 28일 잘 지내고 있는 너를 두고 한바탕 소동을 벌인 뒤로 평안한 날들이 지나고 있다. 그새 아주 여름이 되었어. 엄마는 지금 반팔을 입고 있다. 네가 있는 곳도 꽤 덥지? 며칠 전 수확해 둔 마늘과 양파를 어제는 일일이 대를 잘라 햇빛에 내다널었어. 오랜 시간 단순 작업을 하고 나니 양쪽 어깨와 허리도 아프지만, 무엇보다 엄지손가락 부위가 벌겋게 달아올라 제법 통증이 느껴지는구나. 작년에 고추밭에 두세 차례 진딧물 약을 살포한 것과 화학비료 몇 번 사용한 것 빼고는, 밭을 장만한 뒤로 이제껏 단 한 번의 농약도 사용하지 않았다. 마늘과 양파도 다 그렇게 키운 녀석들이야. 잡초와의 전쟁은 상상 그 이상이다. 30분만 풀을 매 주고 나도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아마 평생 육체적 노.. 2015. 5. 28. 하늘의 일, 사람의 일 하늘의 일, 사람의 일 2015년 5월 23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다. 삶의 모든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야말로 생사가 엇갈리기도 하잖니. 세상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세상에 없을 거야. 누구도 예외 없이 좌절하고 실패했던 경험을 안고 살아가기에 그렇다. 세상일이란 다른 말로 바꾸면 ‘하늘의 일, 하늘의 뜻’이 아닐까 엄마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내 뜻과는 무관하게 세상일이 전개되는 것일까. 다시 말해 왜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굴러가지 않느냐는 말이다. 우선 신앙이나 종교를 떠나, 조물주가 당신의 피조물들을 슬프게 불행하게 만들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확신한다. 자식의 불행을 바라는 부모는 없는 것처럼, 자식의 행복이 곧 부모의 행복인.. 2015. 5. 23.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