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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108

너와 부대원들을 응원한다. 너와 부대원들을 응원한다 2015년 6월 8일 어제 아빠와 함께 밭에 올라갔다. 옆으로 누웠던 고구마 모종이 그새 다 꼿꼿해졌더구나. 손끝만 스쳐도 비린내가 풍기는 어성초는 하얀 꽃을 피웠어. 풀을 뽑느라 한참을 땡볕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뽑고 또 뽑아도 뒤돌아서면 다시 자라니, 저 녀석들의 생명력은 도저히 막을 길 없다. ‘그러려니’해야지, 투덜댈 일이 아닌 거 같다. 그런데 흰 나비가 밭을 무리 지어 날아다니는 거야. 저렇게 많은 나비들이 함께 다니는 건 처음 봤어. 노란 나비도 두세 마리 있고. 엄마가 다가가 녀석들 곁에 가만히 앉았는데, 자기들을 해치지는 않을 거라 판단했는지 어디 멀리로 가지 않고 엄마 주위를 맴돌더라고. 아마도 누가 보면 ‘인간과 나비’, 멋진 그림이었겠지. 아빠 좀 보시.. 2015. 6. 8.
비 오는 날, 들판에 서서 비 오는 날, 들판에 서서 2015년 6월 5일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몹시 추운 날에는 산책하는 게 망설여질 때가 있어. 오늘 아침에도 비가 내리니까 순간적으로, ‘그만 둘까’ 하는 게으른 마음이 올라오더라고. 하지만 유혹을 물리치고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한 걸음만 내딛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런 마음은 사라지고 만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자신을 이기는 일인 것 같다. 그러니까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이겠지. 크고 작은 숱한 유혹과 싸우면서, 책 읽고 일기 쓰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또한 엄마가 관심 있는 분야의 스크랩을 하면서 살아왔다. 최소한 30년 이상 지속적으로 게으름 피우지 않고 해 온 일들이니, 마니아(mania)라 불러도 괜찮겠지? 산책을 한 지는 20.. 2015. 6. 5.
코스모스 피었네 코스모스 피었네 2015년 6월 4일 오늘 길가에 코스모스가 피어난 것을 발견했다. 그 너른 밭에 핑크빛 고운 빛깔의 꽃이 딱 2송이 피었더구나. 코스모스도 이제 때를 만난 듯하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들여다보았어.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다 자기만의 때가 있다는 게 신기하구나. 어젯밤 뜻밖에 네 전화를 받고 기분이 좋았는데, 오늘 아침에는 철 이른 코스모스를 보다니. 생각지 않던 상여금을 받은 기분이 이보다 더 좋을까. 다음주부터 2주간 훈련을 받는다니 어쩌면 좋니. 가만히 있어도 무더운 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혹독한 훈련을 받을 네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구나.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잠을 자지도 못할 텐데. 자신과의 한 판 승부가 되겠지. 그래, 피할 수 없는 훈련이라면, 네가.. 2015.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