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문의 아들에게 108 화창한 주일에 화창한 주일 아침이다. 그간 보충대를 떠나 신병훈련대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 보충대 홈페이지를 통해 네가 어디로 갔는지 확인했어. 태어나 경험해 보지 못한 많은 일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겠지. 네 말대로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할 경험이라고만 생각하면, 그런 정도의 정신적 무장만 되어 있다면 무엇이 두렵겠니. 육체적으로 힘들고 괴로운 나날이 이어지겠지만 한편으로는 신나는 모험이 펼쳐질 거야. 지금까지는 너의 지적탐구심을 충족하기 위한 정신적 활동에만 치우쳐 살아왔으니, 군 생활을 통해 몸으로 부대끼는 또 다른 경험들을 즐기기 바란다. 다시 말해 군에서의 다양한 신체 활동을 통해,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심신이 조화로운 인간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엄마는 바란다. 엄마는 너를 믿는다. 어제는 모.. 2014. 7. 20. 엄마는 네가 자랑스럽다. 제헌절인 오늘도 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다. 네가 306보충대에 입대한 15일부터 사흘째 비가 이어지고 있어. 장맛비 이름값을 할 정도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가뭄 해갈에는 큰 도움이 될 거야. 군문에 발을 들이기 전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면서, 306보충대 정문 앞에서 너는 전화를 걸어 왔지. 이제 정말 너를 군대에 보내야 한다는 쓸쓸함이 파도처럼 밀려 왔다. 자꾸만 허전해지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혼자 바닷가로 산책을 나섰어. 희뿌옇게 비에 젖은 바다가 그날따라 몹시 쓸쓸해 보였어. 먹여 주고 재워 주고 공부를 시켜 주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네가, 이제 먹여 주고 재워 주고 훈련을 시켜 주는 군대에 들어갔는 데 엄마 가슴은 왜 이리 텅 빈 듯한 것일까. 그리고 오늘은 아빠와 함께 우산을 받쳐들.. 2014. 7. 17. 아들 입영일 드디어 오늘 대한민국의 사나이로서 병역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문에 첫발을 내딛는구나.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신분이 바뀌는 날이기도 하다. 군에서 쌓은 경험이 훗날 사회생활을 할 때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그립고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야 이루 다 말할 수 없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니 엄마도 너도 잘 견뎌 보자. 앞으로 639일 동안 멀리서나마 엄마가 너와 함께할게. 사랑하는 아들, 전역하는 그날까지 부디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한다. 잘 다녀오너라. 화이팅! 엄마가. 2014. 7. 15. 이전 1 ··· 33 34 35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