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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에헤라디야

by 책벌레아마따 2014. 9. 30.

                           에헤라디야

                                                                           2014년 9월 30일

 

 일요일 밤 뜻밖의 네 전화를 받고 무척 기뻤다.

 

  통 전화가 없어 걱정했는데 비상이 걸리고 훈련을 받느라 시간 여유가 없었구나. 역시 군대는 군대로구먼. 아무리 군대가 좋다고 한들 사회생활처럼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

 

  다음 달 신병 첫 휴가를 나온다는 말을 들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에헤라디야. 시간이 흐르기는 흐르는 모양이다. 휴가 나온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걸 보면.

 

  그런데 집이 너무 멀어서 오고가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일 것을 생각하면 아쉽고 안타깝다. 이럴 때는 서울이나 경기도를 떠나지 말고 살 것을 그랬나 싶기도 하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말이다

 

  오늘은 장 보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어. 차가 많이 찌그러진 채 옆으로 누웠더구나. 어제 신문에 게재된 글 가운데에도 잠깐 언급했다만, 뭐가 그리 급한지 모르겠다. 3분 먼저 가려다 30년 먼저 황천길 가는 거 아니니? 매사 조급증을 버리고 조금만 여유를 가지면 좋겠어. 너도 운전 면허증 소지자이니까 평생 조심 운전하기 바란다.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자만은 절대 금물이다. A학점이고 뭐고 필요 없으니 이 점, 엄마에게 분명하게 약속해 주면 좋겠구나. 목숨은 하나뿐이잖니.

 

  아들, 군복 입은 모습도 궁금하고 많이 보고 싶구나. 내일 아침 날씨가 제법 차가울 모양이야. 전방은 훨씬 기온이 낮을 거야. 엄마는 부대 내 사정을 알 수 없으니, 부대 규칙을 어기지 않는 한도 내에서 옷을 따뜻하게 입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일들을 앞으로 너 혼자 헤쳐 나가야 할 텐데, 엄마는 기도밖에 할 수가 없구나. 휴가 때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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