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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늘 감사하며 살기

by 책벌레아마따 2015. 3. 13.

                        늘 감사하며 살기 

                                                            2015년 3월 13일

 

 오늘은 종일 날씨가 찌뿌둥하구나. 방금 전에는 빗방울이 후드득 소리를 내며 떨어지더니 지금은 조용하네. 올봄은 정말 꽃샘추위도 유난스럽고.

 

 어제 저녁 네 전화를 받고 맥이 좀 빠지는구나. 엄마의 기분은 뭐랄까, 오늘 날씨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며칠 뒤 네가 휴가 나올 날만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구먼. 부대 사정으로 휴가가 취소되었다고 하니 할 말이 없구나. 그러려니 하면서도 괜히 밥맛도 없네. 군대는 군대인가 보다. 하기야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그건 군대가 아니겠지. 휴가일이 다시 확정되는 대로 전화 연락 주기 바란다.

 

 3월부터 육군 병사 훈련이 강화된다는 뉴스를 들은 바 있는데 너희도 그렇구나. 군장을 메고 급속행군을 해야 하고 매일 체력 훈련도 해야 한다던데. 물론 강압적인 것보다는 자발적인 것이 바람직하겠지.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몸을 그리 많이 쓰지 않는다고 하니 약간의 강제성을 동원해서라도 규칙적으로 꾸준히 체력 단련을 시키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너의 의견은 어떠니.

 

 은행에 적금 들듯, 젊어서 부지런히 근육을 단련시켜 놓아야만 평생 건강을 약속 받을 수 있는 게 아니겠어.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은 바로 시간과 건강이다. 이 점을 평생 명심하기 바란다. 엄마도 한번 건강을 잃고 나니 건강보다 소중한 것은 세상에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엄마는 육신은 건강하지 못하지만 정신력은 강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질병은 인생을 깨닫게 하는 훌륭한 교사라는 말이 있다. 만약 엄마가 몸이 튼튼했다면 이렇게까지 겸손할 수 있었을까, 인생의 깊은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을까.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을까 싶어. 그래서 결론은, 안 아파도 좋았겠지만, 아픈 것도 내 복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감사한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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