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제언

    청소년을 위한 제언

                                               

                                                             2011년

 

  과거에 비해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은 월등히 높아졌지만 개개인의 삶의 질이나 행복 지수를 따져 보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단적인 예로 최근 수년간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학업 성적부진이나 희망 대학 입학의 좌절, 가정불화나 사업 실패 또는 경제적 곤란 등 그 원인과 이유는 묻지도 따질 수도 없이 다양합니다. 주변의 냉소적인 시선이나 비난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로서는 벼랑 끝에 선 절박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삶이 팍팍해도 극단적 선택만은 피해야 합니다. 때가 되면 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 하는 길이며, 종교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 이상의 죄는 없습니다. 이 너른 우주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생명체도 의미 없이 태어난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하늘이 우리 각자에게 부여한 숭고한 사명을 생각하며, 절망하고 포기하는 대신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야 합니다.

‘인생의 황금기’라는 이름표 아래 화려하고 찬란한 것처럼만 왜곡되었던 청춘에도 틀림없이 그늘은 있습니다. 눈부시면서도 시리고 아플 수밖에 없는 그 철저한 이중성의 터널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의 정체성도 견고해질 수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여러분보다 먼저 그 길을 걸어 나온 인생 선배의 충고를 마음에 새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청소년기의 여러분들을 괴롭히는 고민은 무엇일까 고심하다가 나름대로 다음의 다섯 가지의 큰 틀 안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성적

 

  청소년기의 최대 고민은 아무래도 성적에 관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적이 늘 꾸준히 잘 나올 수만은 없는 것이 세상 이치입니다. 성적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므로 결코 나 혼자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속성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성적이 떨어지면 자신보다도 실망하실 부모님 얼굴이 떠올라 괴로웠던 적도 있을 겁니다. 지금 여러분의 성적도 나름대로 노력을 한 결과이며, 만약 성적이 바닥까지 떨어졌다면 이제 오를 일만 남았습니다. 느긋하게 마음먹고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강구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성적이 우리의 행복을 결정짓는 유일한 조건도 아니며 성적이 인생의 전부도 아닙니다.

 

2. 장래

 

  누구나 미래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을 가지고 삽니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불완전한데다 경험해 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고3 수험생으로서의 생활부터 시작해서 대학, 군 입대, 취업, 결혼 등등 그 고민과 걱정은 끝도 없습니다. 하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뾰족한 해법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그냥 내려놓으면 어떨까요. 비와 눈과 바람과 햇빛을 온 몸으로 맞으며 한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엄두도 나지 않던 많은 일들을 해결한 자신에 스스로 대견함을 느낄 날이 올 겁니다. 세상에 갓 태어나 첫걸음을 내딛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 여러분들은 얼마나 먼 길을 걸어 왔습니까. 아무리 애를 써도 해답을 얻을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선 지나친 번민 대신 모든 것을 시간에 맡기면서 오늘 이 순간에만 집중해 봅시다. 세상도, 우리의 삶도 어떻게든 굴러가게 되어 있습니다.

 

3. 환경

 

  부모가 싫다고 부모를 바꿀 수도 없고, 가난이 싫다고 하루아침에 부자가 될 수도 없습니다.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었음에도 가족이 화목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두 가지 어려움은 겪게 마련입니다.

  자신이 처한 집안 환경이나 조건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다면‘나’를 바꾸면 어떨까요. 어떤 악조건에 처했다 하더라도 남과 나를 비교하지만 않는다면 세상에 나쁘기만 한 조건이란 없습니다. 힘든 과정을 딛고 일어섰을 때 더 큰 만족과 희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련이나 고난과 같은 담금질을 통해 우리의 능력은 성장하고 우리의 영혼은 점차 성숙해집니다. 한 사람의 역량은 그 사람이 시련에 처했을 때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늘 자기 자신과 마주하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은 분명 자신의 부모를 능가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4. 외모

 

  키가 작거나 크다고, 살찌거나 말랐다고, 이목구비가 마음에 안 든다고 신체에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고민하면서 과도하게 정신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맙시다. 사람의 나이 마흔 정도만 넘어서면 조금씩 비슷하게 닮아갑니다. 평생 온갖 고가의 화장품을 먹고 바르며 외모 관리에 목숨을 걸며 살아온 여성의 얼굴과 평생 싸구려 로션 한 번 제대로 발라 보지 못한 채 살아온 남성의 얼굴이 생각만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잘 알 것입니다.

 백년(백이십 년)만 지나면 우리 모두 공평하게 백골이 됩니다. 그런 육신에 집착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육신에 쏟아 붓는 관심과 열정을 반만 줄여 정신과 영혼을 위해서 투자한다면, 여러분들이 나이를 들었을 때 내면에서 발산되는 인격의 향기로 인해 모두 빛나는 얼굴을 가질 수 있습니다.

 

5. 교우 관계

 

  누구와 친구 관계를 맺고 싶다면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가 보십시오. 친구를 사귐에 있어 어떤 이상형을 가지고 있다면 나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어 보십시오.

  여러분들은 이미 오랜 시간을 함께 공부하며 함께 생활하며 혈육 이상의 진한 우정으로 뭉친 사이입니다. 힘들 때는 나와 함께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고, 앞으로 사회에 나가 세상 속에서 지치고 힘들 때는 서로가 서로에게 쉼터가 되어 주십시오. 아예 군대도 함께 지원해 가십시오. 승리 부대, 백골 부대처럼 해성 부대를 만들지 못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친구란 부모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인생의 동반자들입니다. 함께 석양 노을을 보면서 늙어 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