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군문의 아들에게

하얀 거짓말(white lies)

by 책벌레아마따 2015. 12. 2.

                        하얀 거짓말(White lies)

 

                                                              2015122

 

 늘 그래왔듯 엊그제 전화 통화에서 네가 잘 지낸다고 하니 다행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다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하는 너를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야.

 

 이제껏 너를 키우면서 네가 거짓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괜찮다는 말만은 솔직히 신뢰가 떨어진다. 사람이 살면서 결코 항상 좋을 수는 없는데, 너는 늘 괜찮다고만 말하지 않니?

 

 필요한 것이 없느냐고 물어도 괜찮다고 하고, 불편한 것이 없느냐고 물어도 괜찮다고 하고, 몸의 컨디션이 어떤가 물어도 괜찮다고 하고. 여느 아이들처럼 투정도 부리고 떼도 부리고 거짓말도 좀 하면 좋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기야 타고나기를 그렇게 타고난 것을 어떻게 하겠니. 엄마 닮아 그런 것을 어떻게 해.

 

 하지만 앞으로는 네 속에만 꾹꾹 눌러 담아 두지 말고, 웬만큼 힘들면 아프다고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때로는 소리라도 내지르면 좋겠다. 너무 참다가는 병이 된다. 겨울에 혹한기 훈련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도 그래. 엄동설한에 밖에서 먹고 자고 훈련 받으려면 정말 보통일이 아닌데 말이다. 너는 한다는 이야기가 작년에 한 번 받아 봤는데요.” 하잖아. 작년에는 또, 너만 받는 게 아니라면서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더니. 빈말이라도 한 번쯤은 힘들다거나 다시는 안 하고 싶다거나 그런 말을 할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의연하니. 어떻게 그렇게 의젓한 말과 행동으로 엄마를 안심시키려 하는 거니.

 

 너를 엄마에게 보내 주신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고 싶구나. 네가 엄마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감사하고 행복하구나.

 

 밤에는 무척 춥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좀 낫지? 올해라고 해야 이제 달력이 달랑 한 장밖에 남지 않았지만, 마지막 마무리를 잘 짓자. 각자 주어진 본분에 전념하는 것이 그 해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군문의 아들에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 막강 팀워크를 갖춘 분대  (0) 2015.12.15
나무 가지치기  (0) 2015.12.09
첫눈 소식  (0) 2015.11.27
겨울이 오는 길목  (0) 2015.11.25
네 자신이 명품이 되거라.  (0) 201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