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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며

by 책벌레아마따 2016. 1. 15.

한반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며

                                                2016115

 

 소한부터 시작된 추위가 좀체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전까지만 해도 겨울이 실종되었다며 난방용품 판매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거리의 시민들도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활보하더니만. 아무러면 겨울이 그리 호락호락 할 리가 없지.

 

 새해가 밝았지만 나라 표정은 별로 밝지 못하다. 신년 초부터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긴장감이 높아진 것이 첫 번째 이유일 거야. 당장 최전방 경계태세가 격상됨으로써 너와 네 부대 동료들이 더욱 힘들어졌을 것을 생각하니 엄마는 잠이 안 온다. 왜 이리도 남북 간의 관계는 평행선을 달리는지 알 수 없구나. 하루속히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여, 한반도에도 냉기류가 걷히고 훈풍이 불면 좋겠다.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금 정치판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다. ‘헤쳐 모여라도 하듯, 이리 흔들리고 저리 쏠리는 이들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어. 서로 세력을 불리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마치 어린아이들 땅따먹기 하는 것처럼 유치하게 느껴지는 건 엄마만의 생각인가. 백성은 안중에도 없이 정치가를 자처한다면, 그건 사이비인데 싶기도 하고. 물론 저분들도 저마다의 입장이란 게 있을 테니 함부로 속단하면 안 되겠지만.

 

 ‘학생 없는 교사 없고, 독자 없는 작가 없고, 유권자 없는 정치가는 없다는 것이 엄마의 지론이다. 모쪼록 정치인의 가치는 유권자가 정하는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선거 때나 반짝 유권자들의 손을 부여잡고 한 표를 구걸하는 것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리당략을 위해 에너지를 낭비할 시간에 국민을 위해 자신들의 역량을 집중하라는 말이다. 유권자 또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을 길러야 제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 정치 수준이 지금보다 한 단계 발전하는 날,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서게 될 거라 믿는다.

 

 어지러운 상황일수록 각자의 본분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는 너대로 현재의 군인 신분에 맞추어 열심히 나라를 지키고, 전역하면 다시 학업에 정진해야 한다. 엄마는 엄마대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글로써 힘들고 외롭고 지친 독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올 한해도 좋은 글을 많이 쓸 수 있게, 머리는 말랑거리고 가슴은 따뜻했으면 좋겠다. 우리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꾸나. 아무튼 네가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는 일이 올해 우리 가정에 있어 가장 중대사다.

 

 잠도 못 자고 24시간 비상대기 중일 텐데 어떡하면 좋으니. 날씨는 춥고. 우리 아들과 이 땅의 국군 장병들을 지켜 달라고 주님께 떼를 쓸 수밖에 없구나.

 

  주님, 이 땅 이 민족을 가엾게 여기시고 한반도에 평화를 허락하소서. 모두의 마음 안에서 사랑과 자비가 흘러넘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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