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군문의 아들에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화

by 책벌레아마따 2016. 2. 14.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화

                                                  2016214

 

  오늘 밤 네 전화를 받고 나서야 조금 마음이 놓이는구나.

 

  한반도 정세가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터라 너의 안부가 무척 궁금했었다. 물론 엄마가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줄은 알지만 말이다. 최근의 한반도 상황이 마치 화염에 휩싸인 화재 현장처럼 느껴진다.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린 불길이 어디까지 번질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여하튼 국가안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리고 국방의 최일선에 너를 포함한 국군 장병들이 있음을 잘 안다. 징병제를 실시하는 분단국가에서 태어난 너희들의 운명이라고 돌리기에는 너무도 안타까운 현실이구나.

 

  오늘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날이다. 1909 1026일 하얼빈 역에서 초대조선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사건으로 인해, 1910214일 사형선고를 받으시고 얼마 지나지 않은 326일 뤼순 감옥에서 사형을 당하셨다. 17세에 천주교에 입교하여 토마스라는 세례명을 받으신 교우이시기도 하다.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지켜 온 이 나라를 굳건하게 지켜 낼 수 있도록 국민 모두 합심해야 할 것이다.

 

  꼬박 이틀간 내리던 비가 그친 대신에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하루 종일 돌풍이 불었어. 겨울비인지 봄비인지 모를 비가 꽤 많이 내렸다. 겨우내 동면에 빠져 있던 산천초목을 깨우는 데는 확실히 일조하겠더구나.

 

  사고가 나는 것을 보면 흔히 마지막 지점에서 발생한다. ‘다 되었다생각하고 방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유종의 미라는 말이 왜 있겠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너에게는 잔소리를 따로 할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엄마 말을 잘 새겨들으면 좋겠다.

 

  내일은 다시 한파가 몰려온다고 하는데, 감기 조심하기 바란다. 엄마가 멀리서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