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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의 아들에게

허전한 마음

by 책벌레아마따 2016. 3. 25.

허전한 마음

                                                                  2016325

  너를 터미널에서 떠나보내고 돌아서 차에 오르자 이내 유리창에 빗방울이 떨어지더라.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빗방울은 멈췄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너를 터미널에 배웅하고 돌아서는 순간 느닷없이 비가 내리던 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아! 하늘은 엄마 마음을 알아주나 보다 싶었지.

 

  지금 이 시간쯤이면 부대에 무사히 복귀했을 줄로 안다. 휴가 한번 나오기 참 어렵구나. 끝에서 끝으로 와야 하니 말이야. 오는 길도 힘들고 가는 길도 힘들고. 이제 몇 번 안 남았으니 힘내기 바란다.

 

  네가 군에 입대한 뒤 엄마가 가장 많이 한 일이 뭔지 아니? 군 관련 신문 기사나 정보를 열심히 찾아 읽은 것도 있지만, 또 한 가지는 인터넷 전역일 계산기를 이용한 것이다. 너도 알겠지만 입대 날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남은 기간을 알려주는 서비스 말이야. 며칠에 한 번씩 날짜 계산을 해 본다고 해서 날짜가 빨리 가는 것도 아니건만 나도 모르게 자꾸 그리 되더구나. 그런데 이제는 전역일이 얼마 남지 않아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예정된 시간은 반드시 오게 되어 있나 봐.

 

  오늘 제1회 서해 수호의 날을 보내면서 서해를 지키다 장렬하게 최후를 맞은 대한민국 해군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호국 영령들의 명복을 빌어 본다. 그리고 유가족의 찢어질 듯 아픈 마음을 무슨 말로 위로해 줄 수 있을까마는 끝까지 힘을 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전방은 아직 아침 기온이 영하인 듯한데, 감기라도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아무튼 마지막까지 네 맡은 바 본분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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