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에 대하여
2016년 9월 7일
인디언들에게 있어 친구의 의미는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가 우정이란 이름을 얼마나 기만하며 살아왔는지 반성하게 만드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우정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그 중에 몇 가지를 살펴보자.
관포지교(管鮑之交)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의 사귐이란 뜻으로써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친구 사이의 도타운 우정을 말한다.
춘추시대 제(齊)나라 사람인 관중과 포숙아는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런데 두 사람이 벼슬길에 오르면서 서로 반대의 위치에 서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관중이 목숨을 내어놓을 위기에 처했을 때, 포숙아는 임금인 환공에게 ‘관중을 처형하지 말고 신하로 발탁해 줄 것’을 간절히 청했다.
환공은 포숙아의 청을 받아들여 관중의 목숨을 살리고 벼슬을 내렸다. 관중은 ‘나를 낳은 사람은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 준 사람은 포숙아’라며 포숙아에 대한 감사와 우정을 나타내었다.
백아절현(伯牙絶絃)
백아(伯牙)가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뜻으로써, 진정으로 자신의 재능을 알아 준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춘추전국시대 진(晉)나라에 거문고의 달인 백아가 살고 있었다. 그런 백아에게는 자신의 음악세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는 종자기(鍾子期)라는 친구가 있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종자기는 백아가 연주하는 곡마다 그 의미를 정확히 알아차렸다. 그러던 중 종자기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백아는 스스로 거문고 줄을 끊으며 슬퍼했고, 죽을 때까지 다시는 거문고를 켜지 않았다고 한다.
지란지교(芝蘭之交)
지초와 난초 같은 향기로운 사귐이라는 뜻으로써, 친구를 사귈 때 지초와 난초처럼 향기로운 사귐을 가지라고 한 공자의 말에서 비롯된다.
‘子曰 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 與不善人居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
- 선한 사람과 있으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으며 오래되면 향기를 맡지 못하는 것은 그 향기에 젖기 때문이다. 선하지 못한 사람과 있으면 절인 생선가게에 들어가는 것과 같으며 오래되면 악취를 맡지 못하는 것은 그 냄새에 젖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