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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적 욕망, 그 허허로움에 대하여 원초적 욕망, 그 허허로움에 대하여 성적인 피해를 당한 여성들의 증언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일련의 추행 사건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천박한 민낯이 속속 드러나는 중이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행위가 본능적이고 필수적인 욕구임을 감안하더라도 파렴치의 극치로밖에는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다. 이 와중에 가해자를 자처하며 깜짝 등장한 남성이 양심선언을 하는가 싶더니, 당시 상황이 축소 및 은폐되었다는 여성의 폭로가 뒤를 이었다. 여하튼 2차 피해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아픔과 치부를 고백한 그녀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반응을 보면 처음부터 선선히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수차 부인한 끝에 마지못해 동의하는 모양새가 대부분인데, 이때도 성희롱·성추행이 아니라 격려와.. 2018. 3. 8.
‘복돌’이 출산에 얽힌 일화 ‘복돌’이 출산에 얽힌 일화 때아닌 알싸한 초겨울 바람에 마른 낙엽이 서걱서걱 비명을 지르던 날이었어. 오후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마당 어디선가 낑낑 소리가 들리더라고. 길고양이라도 들어왔나 싶어 여기저기 살펴봤지. 어머나, 세상에! 우리가 집을 비운 잠깐 사이 복돌이가 혼자 몸을 푼 거야. 글쎄, 소맷돌(돌계단의 난간)과 개집 사이의 좁은 틈에서 낯선 생명체가 울고 있더라니까. 수컷만 세 마리, 사람으로 치면 아들 세 쌍둥이, 전문용어로는 ‘1타 3피’지. 황급히 따뜻한 물에 수건을 적셔 핏덩어리들 몸을 닦아 준 뒤 어미 옆으로 원위치 시켰어. 그리고는 담요를 가져다 새끼 배 밑에 깔아 주고 어미에겐 따뜻한 우유를 주었지. 헌데 출산이 다 끝난 건지 덜 끝난 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2018. 2. 10.
새해 복 많이 나누세요. 새해 복 많이 나누세요 사람들이 즐겨 나누는 인사말이 궁금하던 참에 ‘복 많이 받으세요.’가 머릿속에 퍼뜩 떠오른다. 설날 덕담으로 압도적인 인기가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평상시에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 없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립 서비스 차원일지라도 발복되기를 기원하는 인사를 받고 화내는 사람은 여태 못 봤다. 이러한 대중적 현상의 배경을 살펴보면 남녀노소 복을 좋아하는 국민성과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유교 사상의 영향을 받은 한국인들은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고종명(考終命)의 다섯 가지 복을 선호한다. 유호덕이란 덕을 즐겨 행함을, 고종명은 타고난 수명을 편안히 마침을 뜻한다. 오복에 유호덕이 포함된 것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결코 일신의 안락과 부귀영화만.. 2018.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