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9 자식바라기 자식바라기 없는 살림에 생선 반찬이라도 밥상에 오르는 날이면 으레 살집 두툼한 몸통은 남편과 자식 차지였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아들은 유독 대가리만 찾던 생전의 모친을 떠올렸다. 그 뒤로 어머니 기일마다 제사상에 정성껏 올리는 제수 한 가지는 딱 정해졌다. 바로 생선 대가리! 우스갯소리인 줄 뻔히 알면서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짠해진다. 희한하게도 세상의 어머니들이 세상의 자식들과 기호가 정반대인 것은 그녀들이 유별난 종족이라서가 아니다. 자식을 위해 포기했거나 양보했거나 둘 중 하나다. 즉 자신은 아랑곳없고 자식에게만은 좋은 것을 주고 싶은 희생의 발로다. 말 못하는 짐승도 자기 새끼를 살뜰히 돌본다. 어미가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본능이다. 차마 거부할 수 없는, 유전자 깊숙이 각인된 어미의 .. 2017. 10. 25. 오! 밥 오! 밥 지난날 보릿고개를 한 번이라도 체험했다면 뼈저린 배고픔을 기억할 것이다. 연중 풍족한 날이 며칠이나 되었을까만 춘궁기에는 더구나 굶기를 밥 먹듯이 하니 밥은 고사하고 멀건 죽이라도 양껏 먹기를 소원했을지 모른다. 배를 주린 기억이 딱히 없는 서울내기도 쌀 한 톨의 소중함은 잘 알고 있다. 이와 같이 나무껍질로 쑨 피죽으로 연명하기도 했던 윗세대의 고난사이건만 호랑이 담배 피울 적 전설쯤으로 치부된 지 이미 오래다. 밥이 없으면 라면을 먹지 그랬느냐고 응수하는 철부지 신세대에게는 그저 못미더운 옛이야기일 뿐이다. 하기야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는 고통을 겪어 보지 못한 그들을 탓할 일만도 아니다. 굶주림으로 쓰러지는 이들이 출몰하던 시절, 쌀은 사람의 목숨을 틀어쥔 생명줄이었다. 누구를 만나건 으레 .. 2017. 10. 1. 새 정부의 과제 새 정부의 과제 2017년 6월 13일 조기 대선을 거쳐 정권이 교체됨과 동시에 새 정부가 출범했다. 국내외 선거사를 통틀어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흔히 뚜껑을 열어 보기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는 게 선거라고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대선 후보들은 20일 남짓한 기간 동안 각자 최선을 .. 2017. 6. 14.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1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