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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2015년 12월 지난번 아들이 휴가 나온 다음날, 아침을 차려 놓고는 식사하라고 두어 번 소리를 쳐도 묵묵부답이다. 집에 오니 그간 쌓인 긴장이 풀린 듯해 이럴 때는 밥보다 잠이 보약이겠다 싶어 놔두었다. 그런데 해가 중천에 뜨도록 기척이 없어 살며시 방문을 열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누가 업어 가도 모를 만큼 곤한 잠에 빠져 있다. 몇 달 만에 만난 녀석의 잠자는 모습을 훔쳐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리다. 햇볕에 그을린 팔뚝에는 손목시계가 채워져 있고, 베개 바로 옆에는 군번줄(인식표)을 놓아두었다. 그리고 그 군번줄에는 한 단짜리 묵주를 매달아 놓았다. 매일 밤 불침번을 서고, 하루 24시간 긴장 속에서 출동 명령을 기다리는 생활이 자신도 모르게 습관이 된 듯하다. 하느님의 선물.. 2016. 1. 5.
추운 겨울 지나면 추운 겨울 지나면 2015년 12월 27일 어젯밤 오후 11시를 기해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는 뉴스를 보았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을 보니 역시나 강원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 화천군, 철원군, 경기 파주시, 고양시, 연천군 등 주로 전방 군부대 지역이네. 주간날씨도 살펴보니 앞으로 며칠간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질 듯하다. 네가 군에 입대한 뒤로는 기상정보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 군에 다녀온 남자들로부터 겨울철 동상에 걸려 고생한 이야기며 군에서 걸린 무좀으로 제대하고도 계속 고생하는 이야기를 익히 들은 터라 기상 상황에 민감해지지 않을 수 없구나. 후방의 엄마가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도 아니건만. 여하튼 먼 후일, 전방부대의 그 추웠던 겨울을 흐뭇한 마음으로.. 2015. 12. 27.
럭키 문(Lucky Moon) 럭키 문(Lucky Moon) 2015년 12월 25일 성탄절 행운을 상징하는 럭키 문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뜨는 보름달을 일컫는다고 하네. 이런 용어들은 도대체 누가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다만. 19년 주기가 일반적이지만 윤년이 드는 해가 있기 때문에 38년 만에 럭키 문이 뜨기도 한다는구먼. 올 크리스마스가 바로 그런 케이스로써 1977년 크리스마스 이후 38년 만이래. 아무튼 엄마는 밖에 나가 럭키 문을 감상하고 방금 돌아왔다. 평소 보던 보름달과 크기 차이는 없었지만 기분이 그래서인가 밝기는 왠지 더 밝은 느낌이 들더구나. 밤하늘 휘황한 달빛 아래 차가운 밤공기를 마시며 마을길을 걷노라니 왠지 조금 쓸쓸해지더라. 무슨 행운을 바라고 달맞이를 한 것은 아니고, 다음 럭키 문을 보려면 2034년.. 2015.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