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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지 않은 목숨은 없다 귀하지 않은 목숨은 없다 전국 각지의 산업 현장에서 산업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천운으로 경미한 부상에 그치기도 하지만 영구적인 신체장애를 입거나 심지어 하나 뿐인 생명을 잃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어느 날 멀쩡히 출근한 내 가족이 졸지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두 번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상상해 보자. 안전보건공단이 수집한 재해 사례를 보면 제조업, 건설업, 조선업, 서비스업 등 각 분야별 떨어짐, 끼임, 부딪힘, 깔림, 맞음, 넘어짐, 무너짐, 뒤집힘, 화재, 폭발, 질식, 중독, 미끄러짐, 베임, 찔림, 감김, 절단 사고 등으로 대별된다. 그중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은 작업발판이나 이동식사다리에서 추락, 하역 작업 중 트레일러에서 추락, 가지치기 작업이나 벌목 작업 중 추락, 엘리베.. 2024. 3. 26.
‘팽목항’의 기적을 소망하며 ‘팽목항’의 기적을 소망하며 팽목항은 이제 온 국민의 뇌리 속에 비극과 눈물의 대명사로 각인되었다. 마을에 팽나무가 많아서 팽목항이라 불렸다는 그곳은 2014년 4월 16일 이전까지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진도 끝자락 작은 연안항이다. 그날 팽목항 앞바다에 침몰한 것은 여객선 세월호만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를 발단으로 대한민국의 총체적 비리와 도덕적 해이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한국인의 자존심과 국가 이미지도 함께 수장되었다. 선체 이상이 감지된 시점까지 소급하지 않더라도, 첫 조난 신고가 접수된 이후부터만이라도 초동대응이 원활했더라면 판도는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사고 관련자들의 비도덕적 판단과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탑승객들이 마지막 구조의 기회마저 박탈당해야 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분노하고 절망한다. .. 2024. 3. 16.
마음으로 듣는 음악 마음으로 듣는 음악 무언가에 심취하여 한순간이나마 세상 시름을 잊을 수 있다면 우리네 고단한 인생살이에서 나름의 위안이 되지 않겠는가. 음악은 그런 수단으로 꽤 유용하다고 여겨지며, 내 삶의 뒤안길에 늘 나와 궤적을 함께한 음악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유년 시절, 구식 냉장고와 덩치가 엇비슷한 전축세트가 집 안방을 차지했다. 덕분에 음악이 고플 때면 언제든 턴테이블에 LP레코드판을 걸어 놓고 흐르는 선율에 몸과 마음을 맡기곤 했다. 음악 사랑의 첫 시작인 셈이다. 그때로부터 음악이 존재하는 한 세상은 머물 만한 곳이며, 하루 한 곡의 음악을 즐길 여유만 있어도 그 삶은 결코 비루하지 않다고 신앙처럼 믿어 왔다. 음악에 권태를 느낀 기억은 당연히 없다. 그렇다고 세상 모든 노래를 무작정 좋아하는 것은 아니어.. 2024.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