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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싸움과 밥값 밥그릇 싸움과 밥값 주인의 기척만 들려도 살랑살랑 꼬리부터 흔들어 대니 스토커가 따로 없다. 매번 반가운 체를 하고 재롱을 피우자면 여간한 일이 아닐 텐데 제 깐에도 먹고 살기 위해 오버하는 것 같다. 아니면 말 못하는 짐승이 외로움을 타는 게 아닌가 싶어 마음이 짠할 때가 있다. 집에서 키우는 견공 이야기다.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면 주인님의 애무에 감격하여 손이고 발등이고 잔뜩 침을 발라 놓는다. 질척한 타액이 결코 유쾌하지는 않지만 친근함의 표시라는 것을 알기에 꾹 참고 머리 마사지 서비스에 들어간다. 반쯤 세운 열 손가락으로 머리를 꾹꾹 누르는 사이 아예 눈을 지그시 감고 뭔가 느끼는 듯한 표정이 가관이다. 늑대의 후손이라고 알려진 개가 인간과 더불어 생활한 지는 3만 년쯤 되었다. 처음부터 다 자.. 2024. 2. 20.
새봄맞이 행복 비결 대방출 새봄맞이 행복 비결 대방출 행복이란 먼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산 너머 무지개와 같은 것인가. 몇 해 전 주민건강 통계 작성을 위한 표본 조사차 조사원이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윽고 행복도(幸福度) 평가 항목을 포함한 모든 설문조사가 끝나자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녀가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행복하실 수 있죠?” 그날 밝히지 않은 비결 아닌 비결을 지금 공개한다. 사실 너무 싱거울 수도 있어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 인생이 녹록치 않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인생 그래프를 보면 어느 날은 돌돌 흐르는 시냇물처럼 완만하고 어느 날은 성난 파도처럼 급상승 곡선을 그린다. 시기별로 뭉뚱그려 봐도 매한가지다. 초·중년은 무탈하다가 말년에 된통 고생하든 아니면 인생 초반에 평생 고생을 다.. 2024. 2. 8.
귀함과 천함 귀함과 천함 일반적으로 사람이건 물건이건 쓸모가 많으면 귀하고 쓸모가 적으면 천할 거라 여기는데 실상은 그와 반대가 아닌가 한다. 더불어서 눈여겨 볼 점은 남들이 소유하지 못한 뭔가를 차지하고 우월감이나 귀족 의식에 심취되는 인간의 속성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황금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뜨겁다. 매장량이 적어 희소가치가 높은 만큼 모두가 탐하는 귀금속의 제왕이 되었다. 하기는 신분·지위·재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서 금 세공품만한 게 없다. 금속이지만 무른 성질 덕에 가공이 쉬운 점도 한몫 거든다. 애초부터 왕이나 귀족 등 소수 지배층을 위해 왕관·허리띠·귀걸이·목걸이·팔찌·비녀·신발·노리개 같은 금제장신구가 될 운명이었던 셈이다. 한편, 금은 장롱이나 금고 속에서 고이 잠자는 대표적 귀금속이기도 하다. .. 2024.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