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앙에 관한 글16

귀함과 천함 귀함과 천함 일반적으로 사람이건 물건이건 쓸모가 많으면 귀하고 쓸모가 적으면 천할 거라 여기는데 실상은 그와 반대가 아닌가 한다. 더불어서 눈여겨 볼 점은 남들이 소유하지 못한 뭔가를 차지하고 우월감이나 귀족 의식에 심취되는 인간의 속성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황금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뜨겁다. 매장량이 적어 희소가치가 높은 만큼 모두가 탐하는 귀금속의 제왕이 되었다. 하기는 신분·지위·재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서 금 세공품만한 게 없다. 금속이지만 무른 성질 덕에 가공이 쉬운 점도 한몫 거든다. 애초부터 왕이나 귀족 등 소수 지배층을 위해 왕관·허리띠·귀걸이·목걸이·팔찌·비녀·신발·노리개 같은 금제장신구가 될 운명이었던 셈이다. 한편, 금은 장롱이나 금고 속에서 고이 잠자는 대표적 귀금속이기도 하다. .. 2024. 1. 24.
태양에 관한 에피소드 태양에 관한 에피소드 고대 희랍의 알렉산더 대왕은 유럽·아시아·아프리카에 걸쳐 광활한 영토를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거기다 마케도니아·그리스, 페르시아·인도 즉 동·서양의 문화를 융합한 헬레니즘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불세출의 젊고 용맹스러운 왕을 알현하기 위해 줄을 섰다. 그런데 정작 알렉산더가 만나고 싶었던 사람은 괴짜 철학자 디오게네스였다. 알렉산더가 친히 그의 처소를 찾았다. 그때 디오게네스는 왕의 행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볕받이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왠지 행색이 꾀죄죄해 보이는 그에게 알렉산더가 말을 건넸다. “소원이 무엇이오. 뭐든 다 들어 주겠소.” 그러자 디오게네스가 이렇게 응답했다. “조금 옆으로 비켜서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왕께서 해를 가리고 계시.. 2019. 7. 15.
인문학을 위하여! 인문학을 위하여! ‘인문’은 인간다움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 '후마니타스'에서 유래한다. 나뭇결, 비단결, 살결, 돌결과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고유의 결을 지니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삶의 바탕을 이루는 무늬가 다름 아닌 인문이다. 그리고 문학, 역사, 철학, 언어, 종교, 예술, 고전 등 인간의 문화와 역사와 사상을 탐구하는 학문이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인간의 품성인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고양하는 동시에, 사회를 향한 건전한 비판은 물론 국가와 민족의 비전을 제시하는 등 시대의 나침판으로서 기능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 부는 인문학 바람은 열풍은커녕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 조금 부풀려 표현하자면 인문학의 위기를 넘어 고사 직전이다. 이는 대학이 어느덧 기업의 축소판이 되어 버린 현상과도 무관.. 2019.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