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9 또 다시 또 다시 2015년 7월 5일 사실 네가 휴가를 나오기 전까지는 메르스의 영향으로 어떻게 될지 염려스러웠는데, 예정대로 휴가가 허락되어 네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얼굴이 많이 야위었더구나. 지난번 훈련이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었어. 휴가라고 며칠 나와 봐야 오고가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니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구나. 네가 도로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만 같아, 이럴 때는 이리로 이사 온 것이 후회된다. 며칠 집안이 꽉 찬 듯했는데 다시 텅텅 비었다. 너를 떠나보내고 나니 온몸에서 힘이 쫙 빠지는구나. 너는 떠나고 또 다시 네 방은 주인 없는 빈 방이 되었어. 집에 돌아와 왠지 네 방을 들여다보고 싶지 않았다. 만나고 헤어지는 이런 것들이 우리 인생이려니 하면서도, 마음.. 2015. 7. 5. 선행과 악행 선행과 악행 2015년 6월 22일 산책길에 웅덩이를 만났다. 근래 비가 잦더니 물이 채 못 빠져나간 모양이다. 꼼짝없이 흙탕물에 발을 적실 상황이라, 길을 돌아가야 하나 어쩌나 난감하던 그때였다. 웅덩이 가장자리로 점점이 놓인 뭔가가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공사장에서 폐기물 처리된 깨진 블록 조각이다. 겉보기야 어떻든 누군가의 따뜻한 배려가 담긴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고민을 덜었다. 세상을 찬찬이 들여다보면 감사할 일들이 널려 있다. ‘2002월드컵’을 치르던 해, 서울 중구에 있는 모 은행 소공동 지점을 방문했다. 예금 청구서를 제출하고 잠시 뒤 호출되어 창구로 갔는데, 직원에게서 돈을 끼워 넣은 통장을 건네받는 순간 뭔가 이상이 있음을 직감했다. 통장이 예상 밖으로 두툼했기 때문이다. 선 채로 .. 2015. 6. 23. 복분자 수확 복분자 수확 2015년 6월 23일 작년에 복분자 묘목을 몇 포기 얻어 심었는데, 올해 열매가 제법 달렸다. 그런데 가시가 워낙 많다 보니 열매를 따기가 쉽지 않구나. 넝쿨을 헤치고 손을 이리저리 뻗어 가며 열매를 따다 보면 손이 가시에 찔려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팔뚝에도 여기저기 가시에 긁힌 상처가 생겼어. 일일이 손으로 따는 작업이라, 팔은 물론 허리도 많이 아프다. 복분자는 장미과에 속하는 관목이다. 장미가 가시가 많은 것처럼 복분자도 가시가 많구나. ‘아기 볼래, 복분자 열매 딸래?’라고 물어 본다면, 아기 본다고 말할래. 이런 생각까지 들었어. ‘복분자에 가시가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말이다. 어라.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인간중심적인 생각이지? 사람 좋으라고 복분자 가시를 없앨 수.. 2015. 6. 23. 이전 1 ··· 71 72 73 74 75 76 77 ··· 1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