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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부대원들을 응원한다. 너와 부대원들을 응원한다 2015년 6월 8일 어제 아빠와 함께 밭에 올라갔다. 옆으로 누웠던 고구마 모종이 그새 다 꼿꼿해졌더구나. 손끝만 스쳐도 비린내가 풍기는 어성초는 하얀 꽃을 피웠어. 풀을 뽑느라 한참을 땡볕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뽑고 또 뽑아도 뒤돌아서면 다시 자라니, 저 녀석들의 생명력은 도저히 막을 길 없다. ‘그러려니’해야지, 투덜댈 일이 아닌 거 같다. 그런데 흰 나비가 밭을 무리 지어 날아다니는 거야. 저렇게 많은 나비들이 함께 다니는 건 처음 봤어. 노란 나비도 두세 마리 있고. 엄마가 다가가 녀석들 곁에 가만히 앉았는데, 자기들을 해치지는 않을 거라 판단했는지 어디 멀리로 가지 않고 엄마 주위를 맴돌더라고. 아마도 누가 보면 ‘인간과 나비’, 멋진 그림이었겠지. 아빠 좀 보시.. 2015. 6. 8.
결핍의 미학 결핍의 미학 2015년 6월 1일 행복은 물질적 풍요와 비례할 거라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유용한 수단 가운데 하나가 물질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행복을 무한정으로 제공하지는 못한다. 정신적 가치를 외면하고 물질 위주의 편향적인 시각에 함몰된 삶 속에는 행복이 오래 깃들기 어렵다. 하느님의 외아들 나사렛 예수님이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시고 스스로 낮은 곳으로 임하시어, 병들고 외롭고 가난한 자들과 일생을 함께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카필라 왕국의 왕자로 태어나신 부처님이 풍족하고 화려한 왕궁을 떠나 고행의 길에 오르신 데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성서 루카복음 21장 1-4절은 가난한 과부의 헌금에 관한 이야기다. -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헌금함.. 2015. 6. 5.
비 오는 날, 들판에 서서 비 오는 날, 들판에 서서 2015년 6월 5일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몹시 추운 날에는 산책하는 게 망설여질 때가 있어. 오늘 아침에도 비가 내리니까 순간적으로, ‘그만 둘까’ 하는 게으른 마음이 올라오더라고. 하지만 유혹을 물리치고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한 걸음만 내딛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런 마음은 사라지고 만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자신을 이기는 일인 것 같다. 그러니까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이겠지. 크고 작은 숱한 유혹과 싸우면서, 책 읽고 일기 쓰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또한 엄마가 관심 있는 분야의 스크랩을 하면서 살아왔다. 최소한 30년 이상 지속적으로 게으름 피우지 않고 해 온 일들이니, 마니아(mania)라 불러도 괜찮겠지? 산책을 한 지는 20.. 2015.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