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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문턱에 들어섰구나.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구나. 2014년 11월 8일 얼마 전 네가 신병 첫 휴가를 나왔을 때 군복 입은 늠름한 너를 보니 얼마나 기쁘고 반가웠는지 모른다. 하지만 짧고도 짧은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돌아가니 마음이 너무 허전하구나. 부대 내에서 중책을 맡았으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네게는 따로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지만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다. 어제가 입동이었어. 이제 슬슬 겨울 모드로 접어드네. 손님이 집을 방문하여 저녁 식사를 함께 했어. 손님이 돌아간 후 아빠와 산책을 하는데 마침 앞산에서 둥글고 환한 보름달이 솟아오르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쏙 얼굴을 내밀더구나. 산등성이로부터 떨어져 나가 마치 공중부양을 하고 있는 듯한 광경이라고나 할까. 그 희한한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이 무척 흥.. 2014. 11. 8.
'복돌'이 출산에 얽힌 비화 ‘복돌’이 출산에 얽힌 비화 2011년 11월 달포 전 복돌이가 어미가 되던 날의 이야기야. 저녁 먹고서 한 시간쯤 산책을 하고 들어왔지, 아마. 그런데 대문을 열자 마당 어딘가에서 낑낑 소리가 나지 뭐야. 혹시 길고양이가 집 마당에 들어온 게 아닌가 싶어 찬찬히 살펴보았어. 어머나, 세상에! 하느님, 맙소사! 복돌이가 우리가 나간 사이에 새끼를 낳았더라고. 그것도 자기 집에다 온전하게 낳은 게 아니야. 벽과 복돌이 집 사이의 구석진 공간에서 새끼들이 울고 있는 걸 발견했다니까. 여하튼 급한 대로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 핏덩어리 한 놈 한 놈 몸을 닦아 주고는 어미 옆에 다시 놔 주었어. 그리고 담요를 가져다 새끼와 어미를 덮어 주었지. 그런데 새끼가 세상 밖으로 다 나온 건지 덜 나온 건지를 모르겠으.. 2014. 11. 3.
붉은 달 붉은 달 2014년 10월 11일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리어지는 개기월식 현상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 3년 만에 펼쳐지는 이 놀라운 우주 쇼를 육안으로 관측하기 위해 벼르고 있었어. D-day인 8일 저녁, 식사를 마친 뒤 해가 떨어져 밖이 어둑어둑해지자 집을 나섰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동쪽 하늘에 밝은 보름달이 걸려 있더구나. 50분 정도의 시간을 동네에서 어정대는 사이, 달은 아래 부분부터 점점 어둠이 차오르더니 나중에는 보름달 윗부분만 원래의 환한 빛으로 남았어. 마치 황금색 빵떡모자를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게 쓴 것 같은 모양이랄까. 시간이 조금 더 경과하자 마침내 보름달 전체가 붉게 변해 버렸다. 붉은 달이라고는 하나 엄마가 육안으로 본 바에 의하면, 순수한 붉은 빛이 아니라 붉은 색에 갈.. 2014.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