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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목소리 아들 목소리 2014년 8월 11일 토요일 아침 네게서 걸려온 ‘수신자 요금 부담 전화(collect call)’ 한 통에 정말 기뻤다. 거의 한 달 만에 듣는 네 목소리였으니까. 그런데 단 3분 통화라니! 짧은 시간에 한 마디라도 더 하려다 보니 너나 엄마나 마음이 급하여 래퍼처럼 말이 빨랐던 것 같지? 예전에는 3분 단위로 정해진 턱없이 비싼 국제전화요금 때문에, 통화료 신경 쓰느라 긴 통화는 엄두를 내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마치 콜택시 미터기 찰칵거리는 소리에 심장 떨리는 기분과 같다고나 할까. 그런데 웬만한 사람은 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요즘 세상에는, 국제건 국내건 통화료 때문에 통화를 오래 하지 못하는 일은 거의 없을 거다. 너와 통화할 때도 마찬가지로 배터리가 방전된 경우를 제외하면 맘.. 2014. 8. 11.
삶과 죽음 삶과 죽음 2014년 8월 9일 이웃 마을의 어르신이 세상을 버렸는지 이른 아침부터 장송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름도 얼굴도 알지 못하지만 이 땅에서의 삶을 살다간 할머니의 명복을 빌며 시작하는 오늘 하루다. 네가 훈련소 안에서 세상과 담을 쌓은 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사이, 국내외에서는 놀라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어. 알제리 여객기와 대만 여객기가 추락하고, 말레이 항공 소속의 여객기가 우크라이나에서 격추되는 등 아찔한 항공 사고 소식이 연일 외신을 타는가 싶더니, 중국 윈난(雲南)에서 8월 3일 오후 규모 6.5의 지진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어. 그리고 서아프리카 기니와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나이지리아에서 열대 전염성 바이러스인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사망자가 속출하여 전 세계를.. 2014. 8. 9.
어제는 비, 오늘은 맑음 어제는 비, 오늘은 맑음 2014년 8월 5일 모처럼 햇살이 온 집안에 고루 스며들었다. 사나흘 동안 마음이 울적했던 것은 기후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양파 껍질 까듯 새롭게 드러나는 군(軍)의 비하인드 스토리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제는 종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매우 긴박한 하루였어. 하루 종일 모든 언론이 28사단 윤 일병의 억울한 죽음에 초점을 맞추고 관련 소식들을 쏟아내느라 분주했다. 윤 일병의 사망 소식이 뇌관이 되었을까. 마침내 그동안 참고 또 참았던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고야 말았어. ‘아들을 군대에 보내서 죽게 할 바에야 병역을 기피하고 감방에 보내는 것이 낫다’, ‘외국으로 이민을 떠나겠다’ 등등. 여론이 비등하자 결국 국방장관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동안 유사한 사건 사고.. 2014.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