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문의 아들에게 108 늘 감사하며 살기 늘 감사하며 살기 2015년 3월 13일 오늘은 종일 날씨가 찌뿌둥하구나. 방금 전에는 빗방울이 후드득 소리를 내며 떨어지더니 지금은 조용하네. 올봄은 정말 꽃샘추위도 유난스럽고. 어제 저녁 네 전화를 받고 맥이 좀 빠지는구나. 엄마의 기분은 뭐랄까, 오늘 날씨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며칠 뒤 네가 휴가 나올 날만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구먼. 부대 사정으로 휴가가 취소되었다고 하니 할 말이 없구나. 그러려니 하면서도 괜히 밥맛도 없네. 군대는 군대인가 보다. 하기야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그건 군대가 아니겠지. 휴가일이 다시 확정되는 대로 전화 연락 주기 바란다. 3월부터 육군 병사 훈련이 강화된다는 뉴스를 들은 바 있는데 너희도 그렇구나. 군장을 메고 급속행군을 해야 하고 매일 체력 훈련도 해야 .. 2015. 3. 13. 꽃소식과 꽃샘바람 꽃소식과 꽃샘바람 2015년 3월 4일 집 마당의 매화나무 꽃망울이 거의 다 벌어졌구나. 겨울 차가운 북풍을 용케 버틴 나무들이 무척 대견하다. 작고 보드라운 고 하얀 꽃잎에 코를 대 보니 천 년의 향기도 여전하네. 봄이 또 이렇게 찾아왔구나. 벚나무도 꽃망울이 다닥다닥 맺혔는데, 이 녀석들이 죄다 벌어지면 정말 근사할 것 같다. 집이 다 환해지겠지? 그런데 꽃소식도 좋지만 보름 후면 휴가를 나온다는 네 전화를 받고 엄마는 가슴이 뛴다. 그리고 혹한기 훈련 때 심하게 고생을 했는지 목이 잠겨 말도 잘 못하는 너를 안타깝게 생각했는데, 그새 컨디션이 나아져서 정말 다행이구나. 간밤부터 휘몰아치기 시작한 바람은 오늘도 종일 이어지고 있어. 꽃샘추위가 대단하네. 여러 날 날씨가 안 좋아 빨래를 하지 못했어. .. 2015. 3. 4. 겨울이 봄을 몹시 시샘하네. 겨울이 봄을 몹시 시샘하네 2015년 2월 18일 월요일자 신문에 게재된 따끈따끈한 글 ‘정치가의 품격’을 네게 먼저 뵈어 주고 싶구나. 네가 초등학교 때 장래 꿈을 묻는 질문을 받고, ‘억울한 사람들이 없도록 공정한 재판을 하는 판사가 되거나, 백성의 마음에 맺힌 것이 없게 만드는 정치가가 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한 적이 있어. 둘 다 엄마로서는 탐탁지 않은 직업이지만 그래도 너의 야무진 대답에는 무척 흐뭇했었다. 법조인이나 정치가가 지녀야 할 덕목이나 자질이나 품성 등으로 보면 네가 ‘딱’이지만 만약 네가 그 길로 간다면 말리고 싶다. 판사의 경우에는 사람이 사람을 심판함에 있어 짊어져야 할 심적 부담 때문에 그렇고, 정치가의 경우에는 온갖 청탁 유혹을 이겨 내야 하고 정치 활동이나 유권자 관리 역.. 2015. 2. 18.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