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문의 아들에게 108 동장군의 마지막 저항 동장군의 마지막 저항 2015년 2월 7일 빈첸시오야. 오늘은 산책하는데 어찌나 강풍이 부는지 몸이 날아갈 것 같았어. 몸에 부딪치는 햇살에서는 분명 봄기운이 느껴지는데 말이야. 내일과 모레는 기온이 부쩍 떨어져 –15도까지 내려간다고 하는구나. 올 겨울 동장군의 마지막 몸부림일까? 호락호락 물러나질 않는구나. 오늘 밤 사이에 밖이 꽁꽁 얼어붙을 텐데 어떡하니? 너와 네 동료 병사들은 이 추운 밤에도 야간훈련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세월이 흘러 지금의 이 시간들을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날이 올 거야.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기억도 시간이 흐르면 점차 옅어지게 마련이니까. 그런데 머리로는 잘 이해하면서도 왠지 가슴 한켠은 아리구나. 혹한기 훈련이 빨리 끝나면 좋겠다. 부디 동상 걸리지 않.. 2015. 2. 7. 혹한기 훈련 성공적으로 마치기를! 혹한기 훈련 성공적으로 마치기를! 2015년 2월 4일 오늘은 立春이야. 어느새 우리 곁으로 다가온 봄을 위해 겨울이 자리를 내어 줄 때가 된 것 같다. 지난번 네가 전화했을 때 아마 오늘쯤부터 혹한기 훈련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니? 군과 관계되는 일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군사기밀이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네가 먼저 입을 떼기 전에는 엄마는 아예 질문할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마음먹고 있다. 네가 군에 입대하기 직전, 병영 내의 가혹행위 같은 문제들이 불거져 한참 나라 안이 시끄러웠을 때 말이다. 사병들에게 휴대전화를 지급해 엄마에게 알려야 한다는 모 국회의원의 제안에 네가 피식 웃던 게 생각나는구나. 네 웃음의 의미를 잘 알고 네 뜻에 동조하기에 나 역시 같은 의미로 웃었다만. “군대에 놀러 .. 2015. 2. 4. '해피' 가출 사건 ' 해피' 가출 사건 2014년 12월 14일 어젯밤에 ‘해피’가 집을 뛰쳐나갔어. 몇 년을 함께 살아도 전혀 그런 일이 없었는데, 올해 들어서 네 번째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저녁을 먹는데 통 밥맛도 없고, 밖에 나가 골목을 서성거려 봐도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밤이 되어도 언제 들어올지 몰라 대문을 잠글 수도 없고. 날씨는 또 얼마나 추운지. 다행히 서너 시간 후 돌아오기는 했지만, 그 시간 동안 가슴을 많이 졸였다. 어떻게 그 단단한 목줄을 끊었을까. 짧은 목줄보다 긴 목줄을 해 주면 행동반경이 넓어져 아무래도 편할 것 같아 긴 목줄을 해 준 것인데. 사실 얼마 전에는 정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었다. 해피가 옆집 마당에 있다는 전화가 아침 일찍 걸려온 거야. 아무리 줄이 끊어졌다 하더라도 대문이 .. 2014. 12. 14.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36 다음